독후감: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김영하
 아버지의 애호로 인하여 오랜만에 이사한 집에 들른김에 집어서 읽은 책이다.

 우리 인생은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살면서 무언가를 성취하고 얻어가는 인생의 연속선상에서 자신의 소유물을 가지고 사회적 지위라는 것을 일구어 가지만 그 내것이라는 것들은 소유하는 동시에 지켜야 하는 대상이 된다.
 
 너는 네 소유의 집을 가지는 동시에 열쇠를 지녀야 하고, 세금을 내야하며 그 집이 망가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임무를 지게 된다. 인생살이에 이런것이 한둘이랴 너의 연인, 친구, 직장, 사회적 지위, 너의 PC 휴지통에 있는 파일 하나까지 너는 신경써야 할 것이다.
 얻으면서 동시에 잃어가는 이 자유라는 삶의 이미지를 어떻게 다시 찾을 수 있을까? 네가 어릴적 진정 원하는 삶이 이런 것이었을까?
 일견 우리의 평범한 삶의 과정인데 수십억명의 사람이 지구 구석구석에서 다들 이러고 있다. 이러고 있다. 생각해 보면 갑자기 모든게 부질없이 느껴질 수 도 있다.

 이럴때 모든것을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사람 중 한명이 이 책을 쓴 소설가이다. 언젠가 가보고 싶던 시칠리아의 이미지를 찾아 1여년을 방랑할 수 있는 흐르는 듯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안 부럽다면 거짓말이다.

 예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를 꿈꾸게 한다. 

 나의 삶과 상관없이  따뜻한 가을 햇살이 비추는 시칠리아의 한 주방에서 파스타를 요리하는 상상을 해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by 샹샹 | 2009/11/02 22:31 | 일상 | 트랙백 | 덧글(0)
돈을 번다는것
누구나 잘 알고 있는것처럼 사회에서 개인의 노동은 돈이라는 추상적이면서도 정체가 있는 무엇으로 바꿀수 있게 된다. 어려서(난 안해봤지만) 아버지 구두를 닦고 오백원을 받는다던가 하는 것처럼 내가 무언가 가치있는 일을 하면 열에 아홉은 그 대가로 돈이라는 존재로 환산되어 받을 수 있는것이 우리 자본주의 사회이겠다.

건전하게 생각하면 돈을 번다는 것은 일을 한다는 것이다. 나의 일로서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른 재화 혹은 가치와 바꿀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내가 1000시간을 일해서 모은 돈으로 여러사람이 합쳐 1000시간동안 지은 집과 교환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이런 일대일 계산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다.

일하지 않고 돈을 번다는 것을 쉽게 불로소득이라 한다. 누군가 길에서 오만원을 주웠다면 이 오만원은 요즘 말로 88만원 세대의 10시간의 노동을 얻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허리 한번 굽히는 것으로 쉽게 얻는 일이리라. 그돈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돈이라고 생각하면 마냥 들뜰 수 만도 없는 일이겠지.

부의 세습으로 만들어진 노동없는 자본이라는 것이야 말로 비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가 부자라고 칭하는 불특정 다수는 일하지 않아도 먹고 마시며 놀고 세상의 많은 좋은 것들을 누린다. 마치 이집트의 파라오들의 말 하나로 피라미드가 생기는 것처럼 마법같은 일을 할 수 있다. 이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것이다. 원칙대로라면 누구가가 누리는 많은 양의 부는 정당한 노동의 대가일 것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끔씩 화가나고 절망에 빠진다. 나의 100시간의 노동과 부러진 이 하나를 몇시간만에 바꿀때, 나의 10000시간의 노동과 성냥갑 같이 좁은 집과 바꾸어야만 할때, 어쩔 수 없이 빌린 돈이 나의 반나절의 대가를 매일 가져가 버릴때 등등등 언뜻보면 불합리하게 보이는 이 현상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유지 되는지를 명쾌하게 알 수 는 없다.

돈이 돈을 벌고, 돈이 돈을 벌지 않으면 안되는, 이미 정해진 룰속에 나의 일의 일부를 저당 잡힌채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느낌, 험한 정글속에서 당장 먹을 바나나는 얻었으나 이 바나나로 무얼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by 샹샹 | 2009/09/15 00:30 | 트랙백 | 덧글(0)
가을 단상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아침이 쌀쌀한 가을이 되었다. 2달 좀 못되서 자르는 머리는 그 만큼 또 길었고 낮아진 해만큼 저녁은 다시 일찍 저물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일상, 늘 변하는 계절이란 말을 쓰는것조차도 지겨울정도로 지겨워진 이놈의 일상이라는 말로 귀결되어지는 하루하루다. 기숙사로 가지고 올라오는 물건들은 언젠가는 쓰레기가 되어 다시 쓰레기장으로 갈 것이며 철마다 바꿔입는 옷들은 주기적으로 세탁기 속으로 들어가 좌우로 돌아갈 것이다. 책장에 책들은 펼쳐지지 않은채로 대부분의 생을 보낼 것이다. 난 매번 보름정도 지나 늦은 달력을 넘길 것이며 별다를것 없는 하루하루를 푸념할 것이다. 권태로운 일상의 관성이 몸속에 쌓이게 되면 이렇다 할 특별한 일들조차 그 관성의 흐름속에 무뎌지게 느껴질까봐 두렵다. 아니 이미 일정부분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여 내 자신이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할 정도다.

by 샹샹 | 2009/09/13 22:44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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